어느새 경자년 춘분을 맞은 도청신도시의 봄날에 무지갯빛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동으로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의 낙동강 비경이 하늘에 비치고, 서로는 선몽대와 회룡포의 내성천 운치가 바람결에 들려온다. 북으로 웅도경북을 품은 검무산 창공에 정기가 용솟음치고, 남으로는 600년 낙동강나루터의 푸른 물결에 처녀뱃사공 노 젓는 소리가 구성지다.
오늘따라 천년 숲 거닐며, 일찍이 삼국통일의 기원(起源)을 이룬 이 곳 새천년도읍지의 희망으로 ‘낙동강별곡’을 불러보고 싶다.
2016.3.20. 경상도개도 700년 만에 경북도청이 안동・예천 도청신도시로 이전해 1단계 2만 인구가 입주했고, 10만의 자족도시를 목표로 2단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북도청이 북부지역으로 이전한 것은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졌으며, 경북도청사를 중심축으로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와 장풍득수(藏風得水) 형태의 길지(吉地)에 웅장하게 세워졌다.
이른 바 풍수지리설의 명당이라는 좌(동)청룡 정산, 우(서)백호 거무산, 전(남)주작 시루봉, 후(북)현무 검무산으로, 사신이 사방을 엄호하는 천년요새에 새천년도읍지를 건설한 것이다. 주산인 검무산이 바람을 막아주고, 여자못이 넘쳐 풍부한 낙동강물이 굽이쳐 흐르는, 그야말로 풍년을 구가하는 축복의 땅에 새 역사를 창조한 것이다.
실제로 어릴 때 어른들의 전설에 의하면, 사람이 바람에 날려 다녔다는 1950년 ‘사라호’ 태풍 때에도 도청신도시지역은 벼가 쓰러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만큼 웅도경북의 기운은 21C에도 국가발전의 주축으로 뻗어나갈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 5년간의 신도시 개발과정에서 지역균형발전을 제대로 이루어나가고 있는지 되돌아본다.
먼저 도청이전에 따른 균형발전 개념부터 정리해보면 첫째, 경북전체의 균형발전, 둘째, 신도시와 안동・예천의 신・구도심 균형발전, 셋째, 신도시주변의 원주민지역과 균형발전 등으로 나누어지며, 이런 3단계의 균형발전방안을 체계적으로 추진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동안 북부지역과 신・구도심의 균형발전에 대해는 여러 가지로 연구・검토해왔지만, 가장 가까운 신도시주변 원주민지역의 균형발전은 상당히 미흡한 것 같다.
도청이전 초기의 낮은 보상부터 아직까지 이주단지 조성을 못하고 있는 주민들까지 여러 가지로 미흡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미흡한 부분이 바로 ‘낙동강별곡’이다.
다시 말하면 신도시의 숨결인 낙동강 연계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같은 봄날에 신도시주민들이 낙동강수변공원에라도 나가서, 시원한 강바람과 넘실거리는 물결에 대자연의 호연지기를 마음껏 숨 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만 해봐도 온몸에 생기가 돈다.
신도시조성 초기부터 원주민들이 낙동강수변공원 지정을 바라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초기의 둘레길 외에는 강변으로 나가는 길도 없고 편의시설도 없다. 이미 4대강 사업으로 11만㎡의 둔치를 조성해 신도시주민들이 그라운드골프 단체운동과 휴식을 즐기고 있는 구담강변도 아직까지 자연환경 특별보전구역으로 묶여있어서, 상생발전의 흥겨운 ‘낙동강별곡’을 불러보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한강처럼 지척에 천혜의 낙동강물이 유유자적 흐르고 있건만, 어찌해 주민들의 발길을 이렇게도 묶어두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또한, 신도시와 병산서원, 하회마을, 부용대와 낙동강변을 순환하는 연계교통망도 미비하며, 낙동강변의 시내버스 회차지(기산종점)도 운행하지 않고 있다.
신도시주변의 병산서원 47만㎡와 하회마을 26만㎡에 이르는 낙동강 백사장도 풀숲이 우거져서 세계문화유산의 자연경관이 사라지고 있다. 하루빨리 낙동강 연계교통망 운행과 하천부지 정비를 시행하고, 친수구역 지정으로 수변공원을 조성해 신도시와 원주민지역이 상생발전 해나가야 한다.
때마침 정부의 관광거점도시 지정으로 하회권역 관광단지조성도 신도시와 앙상블을 이루는 금상첨화이다. 이러한 주변지역의 플랫폼(platform)을 융합해, 웅도경북의 영광을 되살리는 ‘낙동강별곡’을 다 함께 불러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